책을 쓸 때 최대한 자연스럽게, 독자와 대화하듯 쓸려고 노력했습니다. 독자가 쉽게 이해하는 데 중점을 뒀었죠. 그러다 보니 좀 길어지는 기술적 설명은 서술보다는 개조식으로 많이 쓰게 됐습니다.
이 기술은,
1. 이러하고,
-> 추가 설명
2. 저러하다
-> 추가 설명
이런 식. 실제 효과가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책에 대한 피드백을 받기 힘들어서(..)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기존에 경험에 의존해서, 관습(?)적으로 수행하던 방법론을 저런 식으로 정리해 보니 스스로 이론적 배경이 탄탄해진다고 해야 할까요?
2. 교정
기술한 내용은 반드시 소리내서 읽어봤습니다. 문장 구성이나 흐름이 자연스럽게 작성됐다면 소리내서 읽을 때 자연스럽게 읽힐거라 생각했죠. 그래야 독자들도 쉬울거라 생각했구요.
이 때 중요한 건 소리내서 읽는 겁니다. 뇌는 자기 수정 기능? 뭐 그런 게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소리내지 않고 머리로 읽으면 어색한 문장이나 오타 등이 있어도 알아서 교정해서 읽는다고. 어색한 문장이 있어도 어색하지 않다고 느끼게 되는 거죠.
근데 이게 잘 안됩니다. 귀찮기도 하고, 의지로 되는 일이 아니더군요. 분명 소리내서 읽기 시작했는데 어느 순간 머리속으로 읽고 있는 저를 보게 됩니다.-_- 제 책도 백번은 넘게 읽어본 것 같은데, 출간 후에도 오타가 계속 나오더군요. 2쇄를 찍어야 오타를 수정할 수 있을 텐데 걱정입니다.
이런 과정들을 거쳐서 12년 6월말 초고를 완성하게 됩니다. 11년 11월부터 시작했으니 8개월 걸렸네요. 지금도 그 날이 생각납니다. 새벽인데 슬슬 동이 트기 시작했죠. 책을 다 쓰고 나면 피우겠다고 벼르고 있던 시거가 하나 있었습니다.
책 쓰기 전에 후배가 선물해준건데 별 생각없이 가지고 있다가 무심코 책을 다 쓰는 날 이 시거를 피워야겠다는 생각을 했었죠.
그런데 이게 의외로 동기 부여가 됩니다. 별거 아닌데 그런 식으로 의미를 부여해놓고 항상 눈앞에 뒀더니, 볼 때마다 빨리 책을 써야 저걸 피울텐데.. 이런 생각을 하게 되더라구요. 여러분도 책을 다 쓰면 뭔가 스스로 선물하는 식의 계획을 만들어 보세요.
근데 시거는 비추합니다. 시거 전용 커터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게 있을 리가 있나요. 가위로 대충 자르고 피는데 한 모금 빨때마다 부스러기가 한 웅큼씩 입안에 쌓이기도 하고, 시거는 향기로 피는 거라는데, 제 취향은 아니더군요.ㅎ
이정재니까 멋진 겁니다 |
이렇게 책을 썼습니다. 막연하게 처음 책을 생각한 게 2007년이었으니 6년 걸렸네요. 5년 준비하고 1년 동안 쓴 셈.
사족
집필 전용 PC가 하나 있으면 좋았겠단 생각도 듭니다. 인터넷 연결 안 되는 걸루. 책을 쓰다 자료 검색 핑계로 인터넷하는 시간이 의외로 많습니다. 1~2시간은 그냥 가구요. 유혹을 뿌리치기가 참 힘들죠.
게다가 가끔 보안 업데이트같은 것도 해야 하는데, 리부팅하고 나면 테스트 환경이나 동일한 크기의 이미지 캡쳐를 위해 유지하던 창 크기 같은 거 전부 다시 셋팅해야 하거든요. 이거 은근 귀찮고 시간도 많이 잡아먹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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