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정하고, 계약하고 나니 비교적 수월(?)하게 진도가 나가더군요. 사실 처음 몇 달간은 직장 다니면서 퇴근 후 한 두 시간, 그리고 주말을 이용해서 시도했었는데, 정말 진도 안 나갔었거든요.
왜 그랬을까 생각해보니 일단,
1. 뚜렷한 목차가 없었습니다.
-> 막연히 쓰기보단 출판사랑 계약을 먼저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확실한 목표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죠. 출판사랑 계약할려면 목차 선정은 필수구요.
-> 목차를 정하고 나니 목차별로 이런 사례를 쓰고, 저런 이야기를 해야지란 대략적인, 하지만 전체적인 그림이 그려지더군요.
-> 경험이 책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한 뒤로 꾸준히 자료를 수집한 덕도 좀 봤습니다. 책에 적합하게 수정하느라 고생 좀 했지만요.
2. 마음가짐?
-> 백수 됐겠다, 출판사랑 계약도 했겠다.. 안 쓸 재주가 없더군요.
-> 개인적으로 직장과 가정을 유지하면서 책을 쓰는 분들.. 정말 존경합니다.
처음에는 좀 과욕을 부렸습니다. 분량을 왕창 늘려서 책값을 비싸게 받겠다(?)는 일념으로 해커 이야기부터 아르파넷이 어쩌고, 심지어 유닉스 개발사까지 구구절절이 써나갔죠.
배경을 알면 기술이 더 쉽게 이해된다는 생각도 있었고, 비화 성격의 글을 개인적으로 좋아하기도 하구요. 물론 출판사 중간 점검에서 뭉텅 잘려 나갔습니다. 주제에서 너무 벗어난다구요(..)
본격적으로 책을 쓰는 기간이었지만 지속적인 준비 작업들이 있었습니다.
1. 책 많이 읽기
출판사 담당자분이 이런 얘기를 하더군요. 외국에서 기술 서적이 많이 나오는 이유가 책을 많이 읽는 문화와 관련이 있다고. 일리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많이 보는 만큼 자기도 모르게 훈련이 되겠죠. 다독, 다작, 다상량이란 말도 있고.
덕분에 평생 본 책보다 더 많은 책을, 책 쓰는 동안 보게 됐습니다. '책 쓰는 법' 같은 책부터 보안, 인문학 등등. 기억에 남는 책은 '프레임 전쟁', '글쓰기 지우고 줄이고 바꿔라(절대 비하하는 건 아니고 제목만 기억하면 됨^^;)' 같은게 있네요.
많이 읽어보고, 출판사 편집 방향도 알라면서 출판사에서도 책을 받았는데, '특허전쟁'이 기억에 남네요. 결국 그 출판사랑은 나중에 계약을 해지했는데 책이라도 좀 많이 받아올 걸 싶더군요. 인세 올리는 조건으로 계약금도 안받았거든요.-_-
2. 언론 기사 많이 읽기
제 책이 나름 문제 제기를 거쳐 기술을 제안하는 식이라서 참고/인용할만한 자료들을 찾아다녔습니다. 제가 제기하고자 하는 문제에 대한 설득력을 높이기 위해서 비슷한 시각을 갖는 유명인이나 공신력있는 기사를 찾아다녔죠.
트위터니 페이스북이니 그 때 처음 만들었습니다. 댓글 달려고.. 직장 다닐 때는 정말 신문도 안 봤구나 싶더군요. 왜 그렇게 기사마다 한 마디씩 하고 싶은지(..)
책 많이 읽는 건 솔직히 단기간에 효과가 나타지는 않겠죠. 언론 기사 많이 읽는 건 덕을 좀 봤습니다. 인용을 통해서 내용도 더 탄탄해지고, 글이 잘 안 풀릴 때는 좋은 참고 자료 또는 실마리가 돼주었으니까요.
한 가지 중요한게 인용/참고 자료를 스크랩할 땐 북마크만 해서는 안됩니다. 중요하다고 판단되면 무조건 캡쳐를 해야 되요. 링크가 영원하다는 보장이 없거든요. 가트너의 'IDS 무용론' 기사 인용 링크는 2011년 검색 결과였는데 2012년에 다시 접속해보니 연결이 안 돼요.
다시 구글링해서 링크를 고쳤는데 출간 전 다시 확인해보니 또 연결이 안 되는 겁니다. 이번엔 아무리 구글링 해봐도 안나오더군요. 설마 직접 접속해보겠어? 캡쳐도 있으니 그대로 출간. 혹시 접속해 보신 분?ㅎ 여튼 북마크만 믿지 마세요.
이 두 가지는 책 쓰는 내내 같이 진행했습니다. 큰 맘 먹고 나름 계획도 세운터라 책도 많이 보면서 여유있게 할려고 했었죠. 2012년내에 출간한다는 계획으로, 문제는 계획은 항상 계획대로 안 된다는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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