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월 1일 금요일

2020년에 있었던 일

작년 말쯤, 내년은 쥐의 해라며 은근 2020년을 기대했었다. 하지만 상상도 못한 코로나(..) 

덕분에 3월 이후로 아무것도 못하고 진짜 숨만 쉬고 산 듯하다. 유일하게 하는 운동이 수영인데 6, 7월까지는 수영장마저 다 문을 닫아버려서 꼼짝 없이 확찐자 신세로 전락.

7, 8월 이후엔 코로나가 생활화(?)되면서 강의 시장도 조금씩 살아나서 이제 숨통 좀 튀나 보다 싶었으나, 12월이 되면서 다시 코로나 대유행. 강의 때문에 서울 가는데 확진자 추세가 워낙 폭발적이라 좀 쫄리더라. -_- 상황이 이렇다보니 딱히 기억에 남는 일이 없다. 그래도 굳이 꼽자면

온라인 강의를 해봤다 정도? 

과거 온라인 동영상 강의 제안을 몇 차례 받은 적이 있다. 고민을 좀 했었지만 결론은 대부분 고사. 온라인 강의는 기본적으로 박리다매가 가능해야 하는데 내 강의를 '다매'할 수 있는 시장이 있을까?

강의 시장을 파악하고 싶으면 출판 시장을 보면 된다. IT 분야에서는 '프로그래밍' 관련 책들이 제일 잘 팔리고, 다음이 자격증 대비 또는 '운영체제, 네트워크'와 같은 기본 인프라나 '엑셀' 등의 대중적인 생산툴 분야. 보안은(..) 

그나마 보안 분야에서 제일  큰 시장이 '해킹'인데 그마저도 나랑은 별로 관계가 없다. 해킹 몰라요 결국 소수를 대상으로 '후리소매'를 지향할 수 밖에.

그런 고민들이 있다 보니 실시간 온라인 강의 역시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었는데, 강의가 줄줄이 취소되는 상황이 발생하다 보니 요청을 받아드릴 수밖에 없더라.

온라인 강의를 준비하면서 수강생별로 달라질 수 있는 실습 환경 외에는 별 문제가 없으리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문제가 없을 리가 있나. 

일단 윈도우에서 메모리 8G면 엘라스틱 실습에 별 무리가 없었는데 ZOOM 사용 때문인지 키바나에 접속 중인 웹브라우저가 자꾸 메모리 부족 에러와 함께 죽는다. 그런데 이건 애교에 불과하고, 전혀 엉뚱한 실습 문제 발생. 

수강생들이 실습 진행을 따라오기 버거워하는 게 아닌가? (내 강의는 8, 9할이 실습) 알고 보니 대화면 모니터를 사용하거나 모니터가 2개가 아닌 이상, 녹화 동영상이 아닌 실시간 영상 시청과 실습을 한 화면에서 진행하기 힘들었던 것.

결과적으로 강사도, 수강생도 진행이 답답한 강의가 되고 말았다. 아무래도 실시간으로 진행하는 온라인 강의는 이론이 주가 되는 분야에 적합하지 않나 싶다. 아니면 그냥 처음이라 그랬을까? 하다 보면 무슨 수가 생기려나?

올해는 어떻게 될까?

날이 따뜻해지면 좀 수그러들다가 추워지면 또 기승을 부리는 패턴 반복? 백신도 나오고 있다니 크게 달라지진 않더라도 조금씩 나아지겠지(..)

코로나는 하늘에 맡기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계속 해볼 생각이다. 작년은 죽을 쒔지만, 억지를 부리자면 코로나 덕을 본 것도 있다. 졸지에 시간이 많아져서 다시 책을 쓰기 시작한 것. 시간 관계 상 강의에 포함하지 못했던 내용들을 정리 중이다.

작년에 썼던 책을 강의 부교재로 배포했는데 반응이 나쁘지 않다. 혼자 착각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전자책일망정 형식을 갖춘 책을 부교재로 배포하니 수강생들이 더 좋아하는 듯? 그래서 부교재를 계속 늘려볼 생각이다. 

물론 강의 교재를 충실하게 만드는 게 먼저일 수도 있겠지만, 자칫 주제인 '보안 데이터 분석'보다 그저 툴일 뿐인 엘라스틱 비중이 더 크게 비춰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구를 사랑하면 목적을 잃게 된다 - 엘라스틱서치로 알아보는 이상징후 분석 (251페이지)

그래서 강의는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수강생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에 집중한다. 이후 엘라스틱이 쓸만한 툴이라 느낀 분들에게 부교재를 배포하는데 새로 쓰는 책이 더 많은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2021년이 시작됐다. 작년 한 해 코로나로 힘들었을 모든 분들에게 희망을 주는 2021년이 되길 바란다. 잘 가라 202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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