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엔 '무소식이 희소식'이란 말을 그저 좋은 핑계로만 생각했었는데, 점점 오랫만에 받는 소식 중에 '누가 돌아가셨다', '어디가 아프다', '돈 좀 빌려줘(..)' 등등의 비중이 높아진다. 나이 먹을수록 무소식이 정말 희소식이 아닌가 싶다.
작년 이맘때쯤 뭐했었나 싶어 글을 뒤져보니 어깨가 아팠구나.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 자꾸 수술 권유하는 게 맘에 안 들어 옮긴 병원에서는 재활 운동을 권하더라. 거창한 게 아니고 고무 밴드 밀고 당기는 운동. 한 달 만에 통증이 사라질 정도로 효과가 좋다. 하지만 어깨가 좋아질 때쯤 목 디스크 걸려서 망함.
다들 아픈 데 하나씩 가지고 사는 거지 뭐. (숨 쉬기 위해 고개 젖히는게 부담스러워서) 배영 위주지만 그래도 수영도 다시 다니면서 그럭저럭 살만 하다. 자유형 할 때도 숨 쉬는 횟수를 최대한 줄일려고 하는데 그건 잘 안 되더라. -_-
목표는 그럭저럭 달성
어깨도 수영할 만큼은 좋아졌고, (정수리 머리털 한웅큼과 맞바꾼) 책 원고도 출판사에 넘겨줬으니. 물론 두달이 넘게 교정, 조판 작업이 끝나지 않아 속이 시커멓게 타는 중이지만(..)
상식적으로 받아드리기 힘든 교정 때문에 왜 사서 고생인가 싶다. 오탈자나 문법 오류를 바로잡는 게 교정이라는 내 생각이 틀린 듯. 무엇보다 이번 교정 작업을 검토하면서 내 책에서 내가 지워진다는 느낌을 자주 받는다.
'그렇기 때문에'는 '그러므로', '많이'는 '아주'로 바꾸는 식의 교정들. '그러므로'는 되고, '그렇기 때문에'는 안 되는 이유는 뭘까? 글쓴이의 개성을 담고 있는 문체를 바꾸려는 시도는 글쓴이를 지워버리려는 시도 아닌가? 왜 자신의 스타일을 남의 책에 강요할까? 괜한 피해의식일까?
그런데 이 정도는 애교로 봐야할 정도인 상식밖의 교정도 있다. '공통되는 문자열이 없기 때문에'를 '공통되는 문자열이기 때문에'로, '열과 행의 구조를 갖는 테이블 구조만이 데이터에서'를 '열과 행의 구조를 갖는 테이블 구조만 이 데이터에서'로 바꿔서 최종 전달되는 의미를 바꿔버리는 교정은 도대체 어떻게 가능한 거지?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교정 과정에서 기술적 오류가 발생하는 것. 정규표현식이 여러 특수기호들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암호문 수준으로 떨어지는 가독성을 좀 높여보려고 폰트체나 크기, 배경색 등을 일반 문장과 달리 한 곳들이 많은데 교정하시는 분이 그런 특성을 무시한 체 자신의 스타일을 강요하면서 원문 유지를 안 해준다.
생각하니 또 열받네. 그나마 긍정적인 점이라면 눈 부릅뜨고 교정본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가끔 원래 존재하던 오류가 발견된다는 것. 설마 이런 효과를 노리고?-_- 이젠 바라는 거 없다. 그저 기술적 내용만 훼손하지 않기를(..)
좋은 일도 있다
어깨는 정말 좋아졌고. 목도 좋아지겠지. 목 디스크 견인 치료 받으러 다니다가 20분 치료 받으려고, 길에서 한 시간씩 허비하는 게 아까와서 치료사분에게 거꾸로 매달리기 효과 있느냐 물었더니 그냥 매달리지만 말고 진자 운동처럼 흔들기를 하면 효과가 있을 거라는 대답에 바로 철봉 구매.
요래 요래 |
그런데 이게 진짜 효과 있는 듯. 목도 목인데 무엇보다 키가 커짐. 군대 갈 때도 168이었고, 건강검진 때도 매번 같았는데, 이번 건강검진 가서 잰 키는 무려 170.8! 굽었던 허리가 펴진 건가? 조카놈 키 안 큰다고 걱정하던데 알려줄 생각.
16. 3. 31
이게 뭐라고 물어보는 분들이 좀 계셔서 그려 봤다. 철봉에만 매달려서는 흔들기가 어렵고, 사실 굉장히 무서움(..) 방문 들보? 여튼 발로 그 부분을 지지하면 훨씬 흔들기 쉬움. 아쿠아슈즈같은 거 신어주면 발도 안 아프고 오래 버틸 수 있다.
처음에는 허리 부분 척추뼈가 빠지는(?) 듯한 느낌이 오는데, 휘었던 척추가 펴지느라 그런 듯. 한달쯤 지나면 그런 느낌은 사라진다. 그런 느낌이 사라지면 척추가 펴졌다는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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