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교정 및 조판 원고 상태가 어떨지 불안하기만 하고, 이러려고 책을 썼나 자괴감이 들어 괴롭다. 나라도 시끄럽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 소식을 들으면서 박정희 신화(?)를 깨지 않기 위해 잘 하지 않을까란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난다. 결과는(..)
지난 19일 방영된 '그것이 알고 싶다'를 뒤늦게 보게 됐다.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을 집중 조명한대서 잔뜩 기대하고 봤는데 별 거 없더라. 대신 방송 내용 중 품사 분석을 통해 문장을 사용하는 사람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다는 내용이 흥미로웠다.
결론은 동사와 숫자 사용이 많은 이명박 전 대통령은 목표가 뚜렷한 사람, 1인칭 단수 사용이 적은 박근혜 대통령은 자기 주장이 부족하거나 감추는 사람. 상대적으로 그렇다고.
나는 어떤 사람일까? 직업적(?) 호기심이 발동해서 내가 쓴 글을 분석해봤다. 최근에 탈고한 원고를 VIM으로 옮긴 후, 먼저 그림이나 표 및 의미 없는 기호 문자 등 순수 문장이 아닌 부분을 삭제했다. 검색이 되면 삭제는 뭐다? 쉽다.
단어 중복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 가, 을, 를' 등의 조사를 제거했다.
단어 사용 분포는 다음과 같다. 이제 단어별 품사만 분류해주면 된다.
여기서부터는 별다른 묘수가 없다. 노가다가 진리. 동사 구분이 제일 헷갈렸는데, 그냥 '~다' 형식의 술어는 죄다 동사라 쳤다.
해놓고 보니 비교 대상이 없어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는 잘 모르겠다. 1인칭 복수에 비해 단수 사용이 적은데, 내 책은 누가 써준 것인가(..) VIM 정규표현식과 엑셀만으로 작업을 했는데, 방송에 소개된 분석 결과는 어떤 과정을 거쳤을지 궁금하다.
사족
방송을 보다 대면 보고를 참 싫어했던 과거 직장 상사 한 명이 떠올랐다. 업무 보고 하러 가면 항상 보고서를 두고 가라던, 덕분에 매번 업무를 지연시켰던, 그러면서 업무가 왜 지지부진하냐며 화를 내던 (초등학교 교장역을 자주 맡던 어느 배우를 닮은) 상사.
그는 자신이 업무 배경이나 상황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부하 직원에게 알려지는 상황을 끔찍히도 싫어했다. 결국 그의 선택은 부하 직원이 아닌, 협력업체 직원들과의 스터디 모임.
협력업체 직원 앞에서는 덜 창피했을까? 한편으론 안쓰럽기도 했다. 리더의 비전을 제시하며 이끌어 가고 싶었겠지. 하지만 역시나 관련 업무 경험이 없었던 전임 상사들은 달랐다.
무엇이 최선인지를 먼저 물어왔고, 직원들을 믿어줬다. 진정한 리더십은 능력이나 경험치가 아닌, 인성에서 시작된다는 믿음이 굳어진 계기.
인용한 글은 자신의 능력에 대한 자신감이 부족한 리더에게 격려를 해주라고 얘기한다. 그런데 부하 직원이 상사를 격려할 수 있나? 결국 아부하라는 소리 아닌가? 어렵다 어려워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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