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원래 산만해서가 아니라, 일이 몰려서 뇌가 산만해진 것이구나(..) 책을 볼 때도 눈에 띄는 문장 위주로 대충 훑어보는 버릇이 생긴 것 같고, 내 잘못이 아니었어. 다행이야. -_-
책 말미에 이런 글이 나온다. '우리는 도구를 만들고, 그 후에는 도구들이 우리를 만든다.'
무려 1967년에 누군가가 이런 얘기를 했다고 한다. 산업혁명 이후 기술 만능주의와 기술 비관주의는 항상 대척점을 이루어 왔나보다.
기술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줄 거라는 기술 만능주의나, 결국 기술이 문제라는 기술 비관주의 모두 들어보면 제법 일리가 있다.
하지만 둘 다 너무 '기술'에만 매달린 나머지 정작 '인간'을 까먹는 경향이 있는 듯하다. 기술 만능주의는, 아직까지 (우리가 상상하는 수준의) 인공지능따위는 없음에도, 기술을 구현하고 정상 동작 여부를 끊임없이 확인해주는 인간이 없으면 무용지물임에도, 기술만을 강조하는 측면이 있다.
물에 뜨기 위해 쉼없이 놀리는 발을 보지 못하는 인간과, 보지 않았으면 하는 인간의 합작으로 우아한 백조만을 보게 되는 것이다. 결국 인간에 의해, 정작 기술을 만들고, 개선하는 인간이 무시된다.
개인적으로는 (주로 미국발 최신 유행) 기술에만 관심이 쏠리고, 그 기술을 효과적으로 사용해야할 인간에게는 관심을 주지 않는 현상, 기술로 뭘 할 수 있는지보다, 기술 자체에만 매달리는 현상, 수단이 목적이 돼버리는 현상에 대해 궁금해하는 중.
자본주의와의 결합하면서 기술 만능주의는 인간을 오롯이 인간으로 보지 않기 시작한 것 같다. 소비하는 인간만이 인간다운 인간인 듯. 비약인지는 모르지만 통신사 광고를 보다보면 돈 없으면 기술 유토피아에서 살기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종종 든다.
하나의 기술이 나오고, 다시 더 나은 기술이 나오는 식으로 문명 발전에 기여를 한 것이 사실이지만 과연 그 기술의 혜택이 모두에게 돌아갈까? 부지런히 돈 벌어야 한다.
기술 비관주의는 어떤가? 기술은 항상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하지만 사실 기술은 아무 잘못이 없다.
안 좋은 기술은 없다. 악용하는 인간이 있을 뿐 - IDS와 보안관제의 완성 (17페이지)
저자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나 '월E'처럼 기술이 인간을 통제하는 지경을 우려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더 잘 할 수 있는 것, 인간적인 것까지 기술에게 맡기려 하는 지경을 우려하며, '기술의 목적은 (더 빨리, 더 많이가 아니라) 인간이 인간적일 수 있게 해주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어하는 듯 했다.
결국 기술을 만든 이도 인간이고, 그 기술을 더 낫게 해줄 이도 인간이며, 기술은 인간을 위해 사용해야한다. 그 사실만 잊지 않는다면 기술 만능주의나 비관주의 극복은 물론, 컴퓨터가 인간을 통제하는 세상따위는 오지 않을 것이다.
결국 기술을 만든 이도 인간이고, 그 기술을 더 낫게 해줄 이도 인간이며, 기술은 인간을 위해 사용해야한다. 그 사실만 잊지 않는다면 기술 만능주의나 비관주의 극복은 물론, 컴퓨터가 인간을 통제하는 세상따위는 오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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