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로 어려운 내용도 없어서 술술 읽힌다. 하지만 너무 길어서 뒷부분을 읽을 때쯤이면 앞부분이 기억나지 않는다는 게 함정(..)
읽은지 꽤 된 책인데, 다 읽고 나서 내가 뭘 읽은거지?라는 생각이 들어 당황스러웠던 기억이 난다.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너무 많은 썰을 풀기도 했지만, 주로 화장실에서 잠깐씩만 읽은 탓이 큰 듯)
최근에 '사피엔스'라는 책을 읽다가 내용 전개의 유사성 때문에 다시 들춰보게 됨.
누구나 한 번쯤 품었을 듯한 '역사 진행의 차이는 환경적 차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700여 페이지에 달하는 책을 저술한 저자의 필력이 부럽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저자의 주장은 이렇다. ('사피엔스'에서 '역사상 최대 사기'로 정의한) 농업 혁명으로 인해 잉여 생산물이 쌓이면서 왕, 관료 등 소위 전문가들이 등장했고, 이들이 만든 이데올로기와 관료 체계가 군대를 파견하고, 정복 전쟁을 일으켰는데, 이런 일련의 과정이 전개되는 데 유라시아, 특히 유럽의 지리적 환경이 유리했다고.
잇점을 나열해보자면 작물화된 식물이나 가축화된 동물이 많았고(그래서 병균에 빨리 적응했고), 비슷한 위도에 위치한 탓에 문명의 이동과 확산이 빨랐고, 국가간 경쟁도 심했고 등등.
중언부언한다는 느낌도 받지만, 인종이나 문명의 우열 사상을 경계하라는 박애주의를 전파하기 위해 이렇게 어마어마한 책을 쓴 저자에게 일단 박수를 보낸다.
가장 재미있게 읽은 부분은
'14장, 평등주의부터 도둑 정치까지'편. 인간 집단은 고릴라, 침팬지나 다를바 없는 무리 생활에서 친족 집단의 부족 사회로 발전했으나, 인구 증가로 인해 내부 갈등의 통제가 어려웠다고 한다.
그래서 등장한 게 독점적 권력 세습 체제인 추장 사회. 내부 갈등을 통제하는 방법, 서로를 죽이지 않는 방법은 추장의 무력 독점이었던 것. 그리고 이때부터 호혜적 교환 경제가 아닌, 추장이 모든 수확물을 거둬들인 후, 나눠주는 '재분배 경제'가 나타났다고. 그리고 자연스럽게 초기 국가 형태로 발전.
저자는 대규모 사회가 직접적인 정치 참여의 비효율, 자원의 불균형 등을 해결하고, 존속하기 위해서는 중앙 집권화되는 것이 당연하다는 의견을 피력한다. 관료제도 마찬가지.
국가의 합법적 폭력 독점을 인정한 막스 베버는 관료제에 대해서도 '가장 합리적, 효율적인 조직 체계'라는 주장을 했다. 인간이 할 수 있는, 그나마 최선의 선택이란 뜻이리라.
저자의 심정도 비슷한 듯하다. '도둑 정치'란 단어에서 국가를 필요악으로 바라보는 저자의 시선을 느낄 수 있다.
그나마 대중에게 유리한 필요악이 되기를 바라면서 저자는 대중을 위하는 본심을 애써(?) 감추고, 도둑 정치가를 위하는 척, 다음과 같은 회유책을 제시한다.
둘째, 거둬들인 공물을 대중이 좋아하는 일에 많이 사용하여 재분배함으로써 대중을 기쁘게 한다.
셋째, 무력을 독점하여 공공질서를 유지하고 폭력을 억제함으로써 대중의 행복을 도모한다.
넷째, 도둑 정치를 정당화하는 이데올로기나 종교를 구성한다.
재분배를 잘 하면 중간에서 좀 해먹어도(?) 대중들이 속아준다는 뜻 아닐까? 물론 현실은 안 속으면 어쩔건데?가 대세지만.
저자를 당황하게 만들었을 얄리의 질문에 감히 대신 답해본다.
그래서 등장한 게 독점적 권력 세습 체제인 추장 사회. 내부 갈등을 통제하는 방법, 서로를 죽이지 않는 방법은 추장의 무력 독점이었던 것. 그리고 이때부터 호혜적 교환 경제가 아닌, 추장이 모든 수확물을 거둬들인 후, 나눠주는 '재분배 경제'가 나타났다고. 그리고 자연스럽게 초기 국가 형태로 발전.
저자는 대규모 사회가 직접적인 정치 참여의 비효율, 자원의 불균형 등을 해결하고, 존속하기 위해서는 중앙 집권화되는 것이 당연하다는 의견을 피력한다. 관료제도 마찬가지.
직접 민주주의? |
국가의 합법적 폭력 독점을 인정한 막스 베버는 관료제에 대해서도 '가장 합리적, 효율적인 조직 체계'라는 주장을 했다. 인간이 할 수 있는, 그나마 최선의 선택이란 뜻이리라.
저자의 심정도 비슷한 듯하다. '도둑 정치'란 단어에서 국가를 필요악으로 바라보는 저자의 시선을 느낄 수 있다.
국가는 공인된 종교를 퍼뜨리고 애국심을 고취시키는 경우가 많아서... 국민들에게 이 같은 희생 정신을 강력히 주입시키고 (407페이지)
냉철한 선견지명이 있는 고상한 분위기(사회계약론)에서 국가가 형성되었던 예는 단 한 번도 찾아낼 수 없었다. 작은 사회 단위들이 자발적으로 주권을 포기하고 더 큰 단위에 합병되는 일은 없다. 다만 정복당하거나 외부 압력 때문에 어쩔 수 없었을 뿐 (410페이지)
지배자가 평민들보다 안락한 생활을 유지하면서도 대중의 지지를 확보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400페이지)
둘째, 거둬들인 공물을 대중이 좋아하는 일에 많이 사용하여 재분배함으로써 대중을 기쁘게 한다.
셋째, 무력을 독점하여 공공질서를 유지하고 폭력을 억제함으로써 대중의 행복을 도모한다.
넷째, 도둑 정치를 정당화하는 이데올로기나 종교를 구성한다.
재분배를 잘 하면 중간에서 좀 해먹어도(?) 대중들이 속아준다는 뜻 아닐까? 물론 현실은 안 속으면 어쩔건데?가 대세지만.
저자를 당황하게 만들었을 얄리의 질문에 감히 대신 답해본다.
왜 우리 흑인들은 백인들처럼 그런 '화물(번역 왜 이따위냐?)'을 만들지 못한 겁니까?"응 운빨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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