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4월 22일 월요일

강의하다 보면 생기는 어려움

14년부터 강의를 시작했다. 처음엔 IDS 로그 분석 과정만 진행하다가, 16년에 이상징후 분석 과정을 추가했고, 작년부터 과정 통합. 두 과정을 통합하면서 엘라스틱을 분석 도구로 추가한 걸 빼면 6년째 거의 같은 내용으로 우려먹는 중(..)

대부분의 내용은 블로그에 공개되어 있다. 최소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데이터 전처리 과정은 거의 같음. 딱히 의도한 건 아니고, 개인 학습 > 블로그 정리 > 강의 연결 과정이 어쩌다 굳어졌다.

강의 아이템 노출 같은 걱정은 전혀 안 된다. 보안 분야는 전통적으로 해킹이 대세고, 로그 분석은 워낙 비인기종목이라(..) 많이 퍼져서 관심이나 좀 높아졌으면 좋겠음.

난이도는 꽤 높은 편이다. (멀캠 보안 카테고리 중 유일한 난이도 고급) 그런데 이게 대단히 어렵고 복잡한 기술이라서가 절대 아님. 그냥 귀찮고 번잡한 데이터 노가다가 많아서 진짜 필요성을 느끼는 사람 아니면 따라오기 힘들다. 나도 어려움

그럼에도 불구하고 6년째 강의를 끌고올 수 있었던 비결은 순전히 강의를 들어준 분들의 호응 덕이라고 생각한다.

강의 통합 후에는 초반 고전하기도 했지만, 하반기엔 제법 평가가 좋아서 기운이 나더라. 그런데 올해는 출판사도 망하고, 출강 기관도 하나 사라지고, 어째 잘 안 풀리는 모양새.
전체적으로 툴사용법과 연동방법에 강의가 할당되었음. 네트워크 보안 및 이상징후 탐지에 대한 내용을 설명해 주셔야 할 것 같음. 강사님이 계속 헤매시고, 뭘 전달하려고 하는지 파악되지 않음. 2달전에도 강의하셨을텐데, 계속 실수하셨음. 5일동안 VI, ELK 툴과 연동방법만 배우다(강사님이 혼자 버벅되다가) 끝난것 같음. 강의료 너무 아까움. 강의 제목을 VI, ELK 사용법으로 변경해야 할 듯. 멀티캠퍼스 여러번 수강했는데, 이런경우는 처음임.

6년 강의 중 받은 최악의 평가가 아닌가 싶다. 모두를 만족시킨다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하다는 생각쯤은 가지고 있었지만, 그래도 돈 아깝다는 말은 충격인데?

제일 충격은 

데이터 분석 과정에서 가장 많은 시간의 할애와 집중이 필요한 데이터 전처리의 중요성을 충분히 강조했다고 생각했는데, 그저 '연동방법'쯤으로 받아들여졌다는 사실. 5일 동안 VIM과 정규표현식을 이용한 데이터 전처리의 중요성만 전달해도 큰 성과라 생각했는데(..)

Most Time-Consuming, Least Enjoyable Data Science Task

진행 중인 AI 프로젝트의 손 쉬운 해결책(외주?)을 마다하고, 답을 찾으려 내 강의까지 듣게 된 모양인데 답은 커녕 실망만 준 듯해 미안하긴 하다. 하지만 지겨운 전처리 과정 없이 데이터를 분석해본 경험은 없는데 어쩌지?

새로운 고민도 생겼다. 여러 목적을 가지고 오는 수강생들에게 완벽한 답을 주긴 힘들지만 힌트를 얻어 가길 바라면서 나름 선별한 사례를 소개하는데 이상징후 분석인지 모르겠다는 쇼킹 폭로!

강평 읽어보면 문장 길이가 길수록 악평일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 같던데(그럼 평 안 남긴 분들 만족도가 제일 높나?), 이상징후 분석 사례로 추가해볼까? -_-

이런 일도 발전의 계기 

라며 자위해보지만 그래도 기분은 별로. 정규표현식 쓰면서 안 버벅대기 얼마나 힘든데(..) 달라진 엘라스틱 설정 깜박한 건 인정. 내 돈 내고 왔는데 강사가 삽질하면 당연히 짜증나겠지. 하지만 같은 실수의 반복을 막을 수 있는 실수라면 필요하지 않을까?

변명이 길었지만 실수하면서 답을 찾는 과정은 내겐 항상 최선이었다. 그래서 미안하지만 그 과정을 공유할 수 있는 강의는 계속할 것이다. 힌트를 얻어가면 좋고, 반면교사로 삼아도 좋고, 그런 모두에게 배울 수 있어서 나도 좋고.

마지막으로 악평 남겨주신 분, 데이터 연동 과정에 집중하는 이유는 목적에 맞는 데이터 구조를 만들어야 분석이 쉬워지기 때문입니다. 툴을 사용한 데이터 연동 과정을 이해했음에도 분석 과정이 이해가 안 됐다면 연락 주세요. AS 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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