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월 1일 수요일

2019년에 있었던 일

해 바뀌는 것에 대한 감흥이 무뎌진지 꽤 됐지만 그래도 바뀐다니 작년에 무슨 일이 있었나 떠올려봤다.

일단 왕좌의 게임 종영 2019년 출간은 실패. 전자책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 전자책 포맷이 epub와 pdf로 나뉘는데, epub는 텍스트 위주의 책에 적합한 포맷인듯 하다.

내 책은 늘 그렇듯이 이미지 빼면 시체인데 워드 파일을 epub로 바꾸면 기껏 짜맞춘 이미지와 해설 레이아웃이 다 깨져버린다. html 코딩을 빡세게 하면 레이아웃을 유지할 수도 있겠지만 책을 다시 쓰는 수준이 될 것 같아서 pdf로 가기로 했다. 플랫폼은 구글 플레이 북스로 결정.

그런데 pdf에서도 문제 발생. 목차가 이상하다. '제목1-제목2-제목3' 수준으로 목차를 만들었는데 스토어에 업로드하면 '제목1'만 인식한다. 모든 목차를 '제목1' 수준으로 바꿔야한다는 얘기.

이정도로 끝나면 얼마나 좋을까마는 이번엔 해상도 문제 발생. pdf를 업로드하면 해상도가 매우 낮아진다. 특히 이미지는 내가 만들었는데도 알아보지 못할만큼 해상도가 낮다. 다운로드 받아서 보는 게 아니라 스트리밍(?) 형식이라 그런가? DRM탓인가?

'워드 -> pdf' 저장 시 고화질 이미지 옵션을 사용했고, pdf 뷰어로는 분명 문제가 없는데 구글에 업로드만 하면 해상도가 저질됨. 아크로뱃 프로를 이용해서 최대 해상도 설정으로 만들어도 마찬가지. 그나저나 아크로뱃 비싸더라. 한 달 사용료 17,600원. 7일 무료 체험 사용하다가 해지한다니까 15,000원으로 깎아준다고(..)

테스트 흔적(aka.만신창이)

구글측에 문의해봐도 원인 파악이 어렵다는 답변만 돌아온다. 그런데 이미 판매 중인 pdf 책들을 살펴보면 상황이 다 비슷하다. 킹갓구글인줄 알았는데 실망(..)

결국 책 판형을 바꾸고 이미지 사이즈를 더 키우기로 했다. 좀 쉽게 풀렸으면 좋았겠지만 그래도 해결책은 대충 찾은 것 같으니 이제 부지런만 떨면 되겠지?

그리고 또

강평 테러 당한 일이 떠오른다. 트라우마 된 모양. 해당 강평은 담당자가 상의도 없이 지워서 이제 볼 수 없다. 근데 이거 이렇게 막 지워도 되나? 노이즈 마케팅 효과 좀 볼 수 있을까 기대했는데(..)

강의는 보통 둘로 나뉜다. 정기 출강과 비정기 기업 내부 교육. 굳이 따지면 기업 내부 교육을 좀 더 선호한다. 머니 머니해도 머니

교육생 유형은 셋 정도. 뽕을 뽑겠다파와 참고하겠다파 그리고 힐링파. 이런 온도차는 다양한 배경에서 비롯될 것이다. 사무실을 떠나고 or 안 떠나고, 개인 선택 or 다수 선호도, 의무 교육 or 역량 강화, 자비 or 회사 지원 등등.

알고 지내는 강사분이 모처럼 사무실을 벗어난 이에게 교육보다 힐링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얘기를 한 적이 있다. 공감한다. 6년 강의하면서 어려워서든, 관심 분야가 아니어서든 힐링 원하는 분들 자주 만났고, 그 때마다 최대한 방해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그분들 역시 조용히 힐링을 추구한다. 잘 모르고 왔다면서 또는 어렵다면서 정중히 딴 짓(?) 좀 하겠다고 양해를 구하는 이도 있다. 불만을 얘기하는 이도 당연히 있다. 우린 서로 코드가 맞지 않는 것 같다고 했던 분이 가장 인상적.

그런데 그냥 삐지는(?) 스타일은 처음이라 당황스러웠다. 지금 생각해보니 진도를 따라오지 못해 혼란스러워하다 마지막 날 폭발한 게 아닌가 싶다. 내가 일찍 알아차려서 상담이라도 했으면 상황이 좀 나아졌을까?

불만이든 뭐든 말해주지 않으면 나처럼 눈치 없는 사람은 따라오는 이들에게 집중할 수 밖에. URI 길이 변화가 왜 중요하냐던, 불만 가득하던 그 목소리가 아직도 생생하지만 웹프락시를 이용한 URI 변조와 SQL 인젝션, 두 차례의 길이 변화 메카니즘 시연이면 할만큼 했지 싶다.

만족도를 높이는 방법

교육비를 자비로 부담하는 게 강사와 교육생 모두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라 생각한다. 뽕 뽑겠다는 마음가짐으로 덤빌테니까(..) 하지만 6년 강의하면서 개인 자격으로 왔던 분은 딱 셋. 로그 분석이 해킹이란 주제만큼 인기를 얻지 못하는 이상 (로그란 단어를 데이터로 바꾸면서 상황이 좀 나아지긴 했지만) 어렵다.
왜 로그 분석이 쉽다는 선입견을 가지게 될까? '로그 포렌식'이라고 했으면 쉽다는 생각을 안 했을까?

내 강의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 이런 말을 전하고 싶다. 내 강의는 어렵다. 2005년부터 패턴매칭 정확도 개선을 위한 데이터 노가다를 해왔고, 2015년부터 이상징후 탐지 목적의 데이터 노가다를 해왔다. 15년 노가다 경험을 5일로 압축한 게 현재 교육 과정.

엘라스틱 같은 제품이 알아서 분석을 해줄거라는 희망을 품고 있거나, 결정적으로 궁금한 데이터를 만나본 경험이 없다면 재미 없을 것이다. 자비가 아니어도 돈 아까워지는 경험을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반대라면 감히 재미와 유익함을 보장한다.

마무으리

글 쓰는 와중에 해가 바뀌었다. 올 한 해 희망이라면 책이 잘 마무리됐으면 좋겠고, 강의 때 뽕 뽑으러 오는 분들 그득했으면 좋겠고. 일단 그 정도.

한 해 동안 블로그 방문해주신 분들 모두 감사드리고 새 해 복 많이 받으세요. 그리고 12월 강의 때 제주도에서 오셨던 분 혹시 이 글 보신다면 gmail 주소 알려주세요. 제가 깜박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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