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5월 13일 수요일

다문화 정책과 국회의원 이자스민

요즘 이자스민 의원 관련 기사가 자주 눈에 띈다. 대부분은 '강자와 약자' 구도에서 핍박받는 약자 이자스민 의원을 옹호하는 기사들이다. 이자스민 의원이 생산한 여러 논란거리의 사실 여부를 떠나 '출신'을 비하하는 인신공격성 비판이 많은 게 사실이다. (덕분에 정당한 근거를 가진 비판까지 몰지각한 인종차별과 함께 도매금으로 매도 당하면서, 언론의 '강자와 약자' 구도는 설득력을 얻고 있다.)

상대방의 주장이 아닌, 상대방을 공격해봐야 돌아오는 건 드러난 내 인격과 내면일 뿐이다. 근거를 갖춘 '사실'만을 주장하는 논쟁이 이루어지길 바란다. 일단 대한민국 국회의원이 언제부터 사회적 약자였는지는 둘째치고, 언론의 '강자와 약자' 구도는 논쟁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

본질은 '다문화' 정책 (이자스민이 아니고)


다문화 정책, 어감 좋은 거 인정한다.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이 손에 손 잡고, 'We are the world' 를 부르면서 인종의 벽을 넘어서는 아름다운 세상이 그려진다. 과연 다문화 정책은 박애주의 실천을 통해 지구촌이 인류애로 하나되자는 숭고한 문화 정책일까?

정부는 2008년부터 ('이민 정책'의 다른 이름인) '외국인 정책'을 실시하고 있었다. 그리고 스스로 밝혔듯이 무분별한 다문화 용어 사용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었다. 결국 다문화 정책은 이민 정책이었던 것.

(지난 5년 간 정책의 결과) 단순기능인력 편중 지속, 결혼이민자에 대한 시혜적 지원과 편중, 외국인 범죄 증가, 무분별한 ‘다문화’ 용어 사용 등으로 반(反) 외국인 정서 등장 등이 한계점

정부는 왜 인위적으로 인구를 늘리는 이민 정책을 실시하고 있을까? 적정 인구는 국가의 절대 구성요소이다. 인구가 부족하면 생산과 소비가 줄면서 국가의 성장은 정체되고, 이를 방치하면 최악의 경우 국가의 존속 여부 자체가 불투명해질 수도 있다. 그리고 대한민국은 대략 2030년을 기점으로 인구 감소가 예상되고 있다. (사실 경제가 활황이던 80~90년대에 비하면 5,000만 인구를 적다고 표현해도 되는지 잘 모르겠다.)


실질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생산인구의 감소다. 경제 성장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고 알려진, 생산과 소비의 주축이 되는 15~64세 연령의 생산인구는 대략 2015년을 기점으로 감소가 예상되고 있다. 이민 정책은 생산인구 감소로 인한 경제 성장의 정체를 우려한 결과임을 알 수 있다.


그런데 2011년까지의 경제성장률을 보면 잠재성장률과 함께 지속적인 하향 추세인데 2015년까지 증가 추세를 보이는 생산인구와는 그닥 맞지 않아 보인다. 대한민국의 수출 주도형 경제 구조와 세계 경제 구조(경제 위기, 중국의 약진 등)가 맞물린 결과인 듯 하다.

한국은행 경제칼럼을 빌리자면 '경제가 잠재성장률 정도의 성장세를 보인다면 경기가 나쁘지 않은 것' 이라고 하는데, 관련 기사(잠재성장률 저하의 원인)를 살펴보면 '노동과 자본 등 생산요소의 고용률(?)'을 의미하는 잠재성장률도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결국 정부는 잠재성장률 저하의 원인 중 노동 감소, 즉 생산인구 감소를 막고 내수시장을 확대해서 경제성장을 꾀하기로 한 모양이다.


현재 대한민국은 OECD 최저 출산율을 자랑한다. 이런 상황에서 생산인구 감소를 막는 가장 쉽고 간단한 방법은 이민자를 늘리는 것이긴 하다. 그런데 생산인구 감소만 막으면 잠재성장률이 증가할까? 국내 노동 인력도 소화를 못하는데 이민 인력까지 소화할 수 있을까? (국내 인력이 쉽고 편한 일자리만 찾는다는 반박이 있을 수 있는데, 이민 정책의 목적 역시 '고급 인력' 이다.)

인구 증가만으로 내수 시장이 활성화될지 나같은 무지렁이는 판단이 잘 서지 않는데(기업들이 임금 올리자는 얘기만 나오면 죽는 시늉을 하는 상황에서 내수 진작이라..), 이것 말고도 이민 정책의 문제점은 또 있다.

정부도 인지하고 있는 '체류 외국인 증가와 정주화(定住化)에 따른 사회적 비용 증가' 가 그것인데, 생산인구 유지를 위해 늘어난 이민자들 때문에 이들에 대한 복지, 사회통합 등의 비용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학교에서 학생들 밥 줄 돈도 없는 나라에서 다문화 정책같은 분야에 돈 쏟아부어야 함) 이민 정책의 문제점은 단순히 돈 문제에서 끝나지도 않는다.

대표적인 이민 국가 미국은 인종 갈등은 말할 것도 없고, 대통령 탄핵까지 언급되는 사회적 분열까지 겪어야 했으며, 우리에게 '파독 광부·간호사'로 익숙한, 독일로 대표되는 유럽은 반이민 이슈 등 인구 감소 문제를 손쉽게 해결해주는 이민 정책의 부작용 때문에 몸살을 앓아왔음을 우리는 잘 알고있다.

오바마가 천명한 이민의 나라 미국조차 출신 국가 제한 등을 통해 이민을 조절하고, '이민자 귀국촉진법'을 실시했던 독일을 필두로 많은 유럽국가들이 이민정책을 중지하거나, 이민 자격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환하는 이유는 결국 이민 정책이 국가 유지를 위한 보조 수단은 될지언정 최선책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아서일 것이다.

이민 정책은 최선이 아닌 보조 수단 

그렇다면 최선책은 무엇일까? 장기가 썩어가는데 아무리 몸에 좋은 거 많이 먹어봐야 소용이 없다. 이민 정책이 필요할 수도 있지만 청년실업(일본처럼 인구가 줄면 해결될 수도ㅡㅡ;), 저출산 문제 해결이 먼저다. 경중을 헷갈리면 안된다.

이런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상태에서 이민 정책은 내국인과 이민자들의 경쟁, 약자끼리의 경쟁 구도만을 고착시켜서 심각한 사회 혼란을 불러오고, 최악의 경우 국가 정체성의 혼란까지 야기할 수도 있다. 어마어마한 돈을 쏟아붓고도 왜 내부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지 정말 심각하게 고민할 때인 것이다.

결국 최선책은 사회 구조 개혁을 통해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드는 것이다. 지혜로운 조상님들이 이미 얘기하셨다. 곳간에서 인심난다고. 그 나라의 언어에 미숙하고 문화적으로 동화가 안 되는 이민자의 사회적 위치는 뻔할 수 밖에 없음에도, 살기 좋은 나라는 이민자들에 대한 차별, 착취를 줄여줄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주며, 이민 정책 필요성 중 하나인 '고급 인력 이민'의 전제 조건도 충족시킨다.

"독일에서는 밀려들어오는 외국인 근로자로부터 자국민의 일자리를 보호하고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별을 막기 위해 오래전부터 ‘동일 노동, 동일 임금’ 원칙을 적용하려고 노력해 왔다. 이 때문에 외국에서 온 이주근로자들은 독일에서 일자리를 찾기가 쉽지 않지만, 일단 고용되면 독일인과 동등한 대우를 받을 수 있다. 게다가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인권침해 문제나 차별 문제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어서 일거양득이 된 셈이다."

'국민들이 애를 안 낳으니 이민 정책밖에 없다'는 식의 정책 추진은 국민을 설득하지 못하며, 더욱이 감성과 온정에만 호소하는, 약자를 괴롭히지 말라고 꾸짖는 다문화 정책은 반발만을 불러일으킬 뿐이다.

근본적 문제 해결 노력과 함께 보완적 방법으로 이민 정책의 필요성에 대한 국민의 동의와 양해를 구하고, 합의를 이끌어 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박애주의를 강요하는 다문화 정책이 아니라 국가 유지와 성장 차원에서 국민이 공감하고 지지할 수 있는 합리적 이민 정책이 필요하다.

사족
이자스민 의원은 다문화 정책의 최대 수혜자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나 더한다면 제 2의 유승준 정도?

에너미 앳 더 게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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